솔직히 저는 웡카를 보러 가기 전까지 이 영화가 2005년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프리퀄인 줄 알았습니다. 여기서 프리퀄이란 기존 작품보다 시간적으로 앞선 이야기를 다루는 후속작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1971년 오리지널 버전의 웅카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더군요. 그래서 팀 버튼 감독의 2005년작에 익숙한 분들은 "웡카가 왜 이렇게 발랄해?"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극장에서 본격적인 뮤지컬 장면이 펼쳐질 때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초콜릿 카르텔과의 대결 구조
영화의 핵심 서사 구조(narrative structure)는 명확합니다. 여기서 서사 구조란 이야기가 전개되는 기본 골격과 갈등의 양상을 말합니다. 웡카는 초콜릿 사업을 시작하려 하지만, 기득권 세력인 초콜릿 카르텔의 방해에 부딪힙니다.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설정은 카르텔이 경찰 서장에게 건네는 뇌물이 돈이 아닌 초콜릿이라는 점입니다. 초콜릿을 먹을수록 서장의 외모가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탐욕의 시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눈에 보이지 않는 욕망을 관객이 직접 볼 수 있도록 형상화한 연출 기법입니다.
웡카는 세탁소에 갇힌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초콜릿을 만들고 판매합니다. 제가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그가 동료들과 함께 모은 돈으로 판매점을 오픈하는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오픈 첫날 카르텔의 공작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되죠. 이 부분에서 영화는 독점 구조의 폐해를 우회적으로 비판합니다. 유쾌하고, 가볍게요. 실제로 시장 독과점은 신규 사업자의 진입을 막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경제학적으로도 문제시되고 있습니다
영화 후반부 웡카는 움파룸파의 도움으로 카르텔의 본거지에 잠입해 부당 이득 장부를 훔쳐냅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협력과 연대의 메시지는 제법 진부하지만 효과적이었습니다.
뮤지컬 장르로서의 완성도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판타지 영화를 '동화 판타지'라고 부릅니다. 정식 장르 명칭은 아니고 제가 임의로 정의한 것인데, 현실의 무게감보다는 상상력과 따뜻함을 우선하는 작품들을 의미합니다. 웡카는 뮤지컬 형식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여기서 뮤지컬 형식이란 등장인물이 대사 대신 노래로 감정과 상황을 표현하는 연출 방식을 말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뮤지컬 영화는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갑자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웡카는 지루할 틈 없이 신곡들이 이어지면서 눈과 귀를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각 뮤지컬 넘버가 서사 전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이질감이 적었습니다.
티모시 샬라메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의 발랄하고 순수한 캐릭터 해석은 이동진 평론가의 "티모시 샤랄라 샤르르 샬라메"라는 한줄평으로 요약됩니다. 저 역시 이보다 더 적확한 표현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의 연기는 말장난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그의 매력을 정확히 짚어낸 표현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세탁소 동료들은 웡카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반면, 개그맨 역할의 래리는 성대모사로 웃음만 주는 주변부 캐릭터에 머물렀습니다. 앙상블 캐스트의 균형이 다소 아쉬웠던 부분입니다. 여기서 앙상블 캐스트란 여러 등장인물이 골고루 비중 있게 등장하는 구성을 의미합니다.
영화 속 초콜릿 묘사는 90년대생인 저에게 향수를 불러일으켰습니다. 학창 시절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보며 상상했던 그 달콤함이 그대로 재현된 느낌이었습니다. 세상에 없던 맛을 경험하고 싶다는 웡카의 대사처럼, 저 역시 영화 속 모든 초콜릿을 맛보고 싶었습니다.
결국 웡카는 2005년 리메이크가 아닌 1971년 오리지널의 정신을 계승한 작품입니다. 사전 정보 없이 보면 당황할 수 있지만, 이 점을 알고 보면 훨씬 더 즐길 수 있습니다. 뮤지컬을 좋아하고 판타지 세계관에 거부감이 없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관람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초콜릿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참고:<아이무비>역대급으로 달달한🥞 뮤지컬 영화
https://www.youtube.com/watch?v=DpWjAzObB4A